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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에이트 쇼(The 8 Show)

처음 시작은 오징어게임 아류 같았다.그런데 보다보니 다른 듯, 같은 듯 그랬다. 볼만했다. 금수저, 흙수저 모두 다 내 선택과는 거리가 멀다.그저 운이다.그리고 타고난 수저를 뒤바꿀수 있는 방법 따윈 없다.헛된 희망.무엇이든 가진 자는 권력을 휘두르게 된다.들이받을 수는 있겠지만 뒤집을 수는 없다.그렇게 태어났기 때문이다. 세상의 축소판이었다.우리가 유흥을 즐기고 행복을 찾는 것들,그리고 그 안에서 피터지게 생존을 담보로 투쟁하는 것들.사는 것 자체가 웃지못할 쇼 아니겠는가. 권력이란돈이란그리고 운이란. 이 시리즈를 다 보고나서 약간은 허망했다.결국은 스스로의 수저 색깔은 운명으로 받아들이라는 소리인가.절대 뒤집을 수 없는 운명이라는 걸 받아들이라는 것인가.생존을 위해 투쟁한다기 보다 짓밟히지 않기 위해..

보기 2024.06.04

파묘

토요일 저녁에 갑자기 혼자 영화나 볼까 하고 찾아보니 듄2는 당장 볼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무 생각없이 파묘를 예매했다. 그랬다.... 나는 파묘를 오밤중에 혼자 봤다. 개봉한 지 꽤 된 영화이고, 동네 영화관이라 사람이 없을줄 알았는데..제법 사람이 많았다. 파묘에 대한 어떠한 사전 정보없이 본 터라 이렇게 무서울 줄도 몰랐다. 어후.. 집에 와서 자려고 불을 끄는데 갑자기 가방이 툭 떨어지고 누워서 통화 도중 거실 티비가 저절로 켜졌다. 물론 가방은 위태하게 자리했을거고, 티비는 내 통화목소리를 잘못 인식한 바보같은 기가지니의 소행이지만 어쨌든...악몽을 꾸지 않은게 다행이었다. 영화가 생각보다 재미있고 몰입감이 쩔었다. 장면 하나하나 참 무서웠다. 여우CG가 좀 어설퍼서 몰입감이 살짝 깨지긴 했지만..

보기 2024.03.25

나의 아저씨

2022.6.23. 이 드라마 추천을 정말 많이 받았었다.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기도 했고 추천도 많이 받았지만 울고있는 아이유의 썸네일에 손이 안가서 미루고 미루고 있다가 최근에 폭풍처럼 몰아봤다. 드라마임에도 꼭 반드시 후기를 남겨놓고야 말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든 드라마다. 인생드라마이기도 하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내 가슴에 꽂혔던 건 특정 대사도, 연기도 아니었다. 이어폰으로 들려온, 아무도 듣지 못할거라고 내뱉던 동훈의 한숨소리였다. 그 한숨이 짊어진 무게를 조금이라도 덜어보려고 하는 듯 보였고, 그 한숨소리 하나하나에 나의 억장이 무너져 내렸다. 그래서였다. 아무도 듣지 못할 그 한숨소리를 그 누구보다 힘든 삶을 이겨내는 지안이 몰래 듣고 있었고 그 한숨의 의미를 알아주고 있다는 설정이 이 드라..

보기 2023.08.16

어센틱 플라멩코 -파울라 로드리게스(Paula Rodriguez)

친한 친구가 스페인에 갔다가 플라멩코를 직접 보고 완전 푹 빠져있었다. 최근 한국에서 플라멩코 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같이 갈 것을 권해 보게 된 공연. 아래 영상은 내가 본 공연과 같은 의상과 같은 춤이 있어 유튜브에서 찾아왔다. 무용수의 탭댄스와 손가락 마디마디에서 울리는 캐스터네츠 소리, 풍성한 치맛자락과 한이 서린 목소리, 낭만적인 기타소리까지. 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오는 무대를 보고 있다가 갑자기 격한 감정이 올라오기도 했다. 기회가 된다면 길거리에서 자유롭게 연주하고 춤추는 플라멩코를 눈 앞에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쯤 가능할지는... 모르는 일 ㅠ

보기 2023.06.19

2017.7.4. 옥자

옥자 옥자 하도 여기저기서 들려서 넷플릭스로 간단하게 시청했다. 봉준호 감독 말처럼 '돼지'얘기다. 유전자 조작으로 탄생된 돼지 옥자를 어릴때부터 식구처럼 키운 미자가 이를 다시 회수하려는 회사로부터 옥자를 구해내는 이야기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적인 '육식'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리가 키우고 있는 어떤 동물에도 대입해 볼 수 있는 내용이다. '한국 사람들은 개를 먹는다'는 인식으로 세계적인 비난를 받아온 한국인으로서 반론을 하고 싶었던 건지, 혹은 애초에 식용을 목적으로 생산된 동물은 그저 식용이라는 주장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인지, 생선은 잡아서 통째로 찜 쪄 먹으면서 육상동물은 그러면 안되는건지 별별 생각이 다 들게 만드는 영화다. 그냥 단순히 육식하는 너희들은 모두 길티! ..

보기 2023.06.07

2017.6.3. 더 큐어

금요일 술 진탕먹고 택시에서 기절했다가 집에와서 2차 기절 후 토요일 일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후 한시 반에 눈을 떴다. 눈 뜨자마자 미친듯 해야 할 일처리를 마치고 나니 낮 시간을 마감하는 마지막 강한 햇살이 창문을 통해 들어오고 있었다. 허무함이 물밀듯 밀려오고 나는 영화 한편을 다운 받았다. 더 큐어. 겟아웃이 어린이라면 더 큐어는 성숙한 어른의 냄새가 나는 영화다. 진심 그랬다. 여러모로 비교가 참 많이 되는 두 영화다. 여튼저튼 더 큐어는 원제가 더 큐어 포 웰니스. 이 시대의 부귀와 명성을 모두 가진 부자들에게 있어 가장 큰 공포는 '건강'이다. 그들이 공든 탑을 쌓는 동안 시간과 건강이란 제물을 바쳤다는 걸 누구보다도 그들은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영화는 성공한 세일즈맨의..

보기 2023.06.07

2017.5.19. 겟아웃

오랜만에 영화가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 광고였다. 인종갈등에 관한 이슈가 아닌가 싶기도 했고 예고 중 웬 수술도구도 나오고 초현실주의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뭐 영화관 팝콘 안먹은지도 오래되고 해서 여차저차 퇴근하고 추리닝 갈아입고 혼자 동네 영화관에 갔더랬다. 음..완성도는 많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용두사미. 풍성한 느낌도 없고 이게 끝이야? 라는 생각도 든다. 예전에도 이런 비슷한 느낌을 받은 영화가 있었는데..기억력.흠 여튼 흥미로운 소재이긴 했으나 이게 다야?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사실 인종차별이나 성에 대한 이슈는 다룬다는 사실만으로도 주목을 많이 받는다. 노렸네...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너무 무거운 주제를 너무 단순하게 풀어버렸다. 인종에 관한 문제라기 보다 어딘가 아프고 불편한 ..

보기 2023.06.07

2016.5.16. 곡성

나는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가 좋다. 생각을 강요하거나, 너무 드러내는 영화는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곡성은 '일부러 친절하지 않은 영화'인지라 좋지도 딱히 싫지도 않은 영화다. 처음 영화를 보고 나왔을 땐 영화비가 아깝지 않았다. 긴 시간동안 몰입했고 재미 있었고 연출이 맘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감독은 마치 관객들을 낚기 위해서인지 앞서 말한 억지불친절로 영화를 끌어간다. 나도 모르게 바늘에 꿰어 감독이 원하는대로 여기저기로 끌려다녔다. 영화에서의 종구처럼 말이다. 영화해석같은건 검색만해도 넘쳐나니 그런건 제쳐두고 근본적인 부분으로 들어가자면 도대체가 감독은 무슨 얘기를 하려고 했을까.부터 생각해보았다. 암만 생각해도 거창한 선과 악을 내세워 '멋을 낸' 영화라고밖에 느껴지지가 않았다. 감독의 메시..

보기 2023.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