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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7.4. 옥자

by ㅇ심해어ㅇ 2023. 6. 7.
옥자 옥자 하도 여기저기서 들려서 넷플릭스로 간단하게 시청했다.
봉준호 감독 말처럼 '돼지'얘기다.
유전자 조작으로 탄생된 돼지 옥자를 어릴때부터 식구처럼 키운
미자가 이를 다시 회수하려는 회사로부터 옥자를 구해내는 이야기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적인 '육식'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리가 키우고 있는 어떤 동물에도 대입해 볼 수 있는 내용이다.
 
'한국 사람들은 개를 먹는다'는 인식으로 세계적인 비난를 받아온
한국인으로서 반론을 하고 싶었던 건지,
혹은 애초에 식용을 목적으로 생산된 동물은 그저 식용이라는
주장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인지,
생선은 잡아서 통째로 찜 쪄 먹으면서 육상동물은 그러면 안되는건지
 
별별 생각이 다 들게 만드는 영화다.
그냥 단순히 육식하는 너희들은 모두 길티! 하지만은 않는다는 얘기다.
 
도살장이 생각났다.
비현실적인 슈퍼돼지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소나 돼지를 도축할 때
동일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니 이 영화가 과연 픽션일까 하는 의심도 든다.
그냥 슈퍼돼지는 영화화하기 위한 대체물일 뿐 사실
이 영화는 픽션도 아니다.
동물구호단체 ALF도 마냥 허구는 아니다.
과장되었을 뿐이지 사실 동물구호단체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현실을 아주 재미있게 또는 과장되게 영화화 한 것일 뿐이었다.
 
다시한번 영화를 뜯어보자.
 
미자와 옥자가 살고 있는곳은 시골 오브 킹시골 두메산골 안이다.
미자와 옥자는  아주 긴밀한 우정을 보여준다.
마치 상업에 물들지 않는다면 인간은 식육이 가능한 동물과
이렇게 우정을 나누며 잘 지낼 수 있어요,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는 개도 있지요.
라는 걸 보여주는 느낌.
우리는 시골에서 필요한 만큼만 채집하고 잡아먹어요.
감을 따 먹고 그날 저녁에 먹을 물고기를 한 마리 잡는 것이 전부에요.
 
하지만 모든게 상업화되고 도시화 된 뉴욕의 큰 회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맛있는 고기를 공급하고 이를 통해 명성을 되찾고
부를 축적(나름 황금돼지를 상업적 거래로 해석함)하고자 한다.
실험은 실험맨들이 하는 거고 경영자는 아름다운 상상만 하면 됨.
내 최종의도는 아름답지만 과정은 역겹고 더러워도 상관없어.
사실 나 빼고 다른 CEO들은 다 날도둑놈들이야,
그런데 내 이전 혹은 다음 CEO인 내 언니는 나랑 똑같이 생겼네.
(= 도긴개긴)
 
영화속 주인공들이 슈퍼돼지로 만든 져키를 먹는 장면에서
묘한 역함을 느낀 건 나 뿐만이 아닐거다.
우리 모두 사실은 어느 정도 알고 있으면서 그냥 손으로 하늘을 가리며
편의와 풍미를 느끼면서 살아왔으면서도 말이다.
 
마지막 미자가 옥자를 사서 돼지 목장을 벗어나는 장면에서
미자는 수 많은 옥자들이 죽음을 기다리며 줄을 서 있는 모습을
그냥 안쓰럽게 바라보기만 할 뿐 오직 옥자만을 탈출시킨다.
옥자를 탈출시키는 도중 우연히 구하게 된 새끼돼지 한마리도.
 
 
옥자를 보는 관객은 마트에서 편하게 누군가가 도살한 돼지고기를 사서 구워먹으며
절대 죄의식을 갖지 않지만 내가 키우는 개에 대해서는 절대 식육화 되는 상상을 하지 않는다.
인간의 이중적인 잣대가 미자이며, 우리는 미자에게 감정이입을 했다.
그것이 인간이라는 것이다.
죄의식을 갖는다면 그것도 인간이고, 알면서도 행한다면 그것도 인간이다.
우리는 모두 미자이며, 우리의 애완동물은 모두 옥자다.
개가 식육의 대상이 될 수 있어도 내가 사랑하면 지키고 싶은거다.
개가 한순간 빡쳐서 주인인 내 팔을 물더라도 내가 사랑하면 용서할 수 있는거다.
 
그 뿐이다.
누가 나쁘네 누가 착하네 할 수 있는 자격은
미자에게도, 루시에게도, ALF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없다.
 
미지의 생물과 인간소녀의 종을 뛰어넘는 우정이라던가
혹은 이를 뛰어넘는 교감이라던가 뭐 그런 예쁜 주제일 수도 있겠지만
내가 보는 옥자라는 영화는 
인간의 이중성을 미자라는 어리고 순수한 이미지로
사랑스럽고 아름답게 포장한 블랙코미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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