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17 2015.9.29. 추석과 엄마 일년에 두 번 있는 명절중 하나가 돌아왔다. 아무것도 없는 명절은 올해로 3년이 되었을까. 엄마는 3~4년 전부터 치매증상을 보이셨다. 자식들 모두 출가중이고 아버지도 바쁘셔서 아무도 모르는 사이 엄마는 치매인 줄도 모르고 일년 정도를 보내셨다. 3년 전쯤 엄마가 가방을 잃어버렸다고 난리가 난 적이 있었다. 그러면서 아버지를 의심했다. 아버지가 가져갈 하등의 이유가 없었기에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그게 치매 전조 증상이었던거다. 장롱 깊숙히 숨겨둔 가방은 곧 발견되었다. 그리고나서 병원을 찾았고 치매 초기진단을 받았다. 자기가 치매라는걸 안 순간 온 집안이 초토화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물론 조금 지나면 잊어버리시지만. 약봉지를 갈기갈기 찢어놓아버린다고 하신다. 초기라고 하지만 체감은 그렇지 못했다. 밥 .. 2023. 6. 8. 2014.4.29. 외로움 외로움은 사실 다양하다. 혈혈단신이라 느끼는 외로움, 사회에 소속감이 없어 생기는 외로움, 애인이 없어 생기는 외로움, 경쟁속에서의 외로움. 외에도 많은 외로움이 있다. 보통 막연한 외로움은. 당장 나 혼자인 것 같고 모든걸 혼자 이겨내야 할때 주로 찾아온다. 이 외로움은 애인이 있건없건 친구가 있건없건 시시때때로 찾아와 괴롭히곤 한다. 문제는 이런 외로움이 찾아올 때 애인에게 기대고 싶어 한다는 것이고 사실 어느정도 애인이 그 외로움에 기여한바가 있으니 너또한 나를 위로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애인에게 동정을 구해보지만 애인은 그걸 "애처럼 굴지마라"던가 "그렇게 나약해선 세상살기 어렵다"며 선을 긋는데 여기서 그런말이 나온다. 인생, 다 필요없어. 빈말이라도 힘들었구나, 라던가 .. 2023. 6. 8. 2017.3.5. 내 강아지 어제 할 일이 많았다. 피부과에 갔다가 사무실 들려서 일 마무리좀 짓고 마침 근처였던 결혼식장 갔다가 돌아와서 공부를 하려고 했다. 동생이 오늘 강아지 병원 데려가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해서 고향 내려가는걸 보류했기 때문이었다. 병원 데려가봐야 치료를 견디지 못할것 같다며 수의사쌤이 말렸다고 한다. 동생이 병원 나오자마자 연락을 해왔다. 강아지가 밥을 안먹는다고 한다. 왜 이제야 그 얘기를 하냐며 바로 고향으로 갔다. 내가 간다고 뭘 먹겠냐 싶겠지만 나라도 가야 뭐라도 주사기로 억지로라도 먹일까 싶어서였다. 강아지는 마치 세상 다 산 노인 같았다. 엄마 말로는 돌아가시기 전 할아버지 보는 기분이란다. 앉지도 않고 눕지도 않고 멍하니 한 곳을 응시하고 서 있다. 불러도 돌아보지 않고 그냥 멍하니 서 있다. .. 2023. 6. 8.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