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17 2012. 9. 10. 고장 자면서 꿈을 꿨는지 심하게 한쪽 귀를 배게에 부비고 잤나보다. 아침에 일어나니 귀에 통증이 상당했다. 오후가 좀 지나고서야 알았다. 오른쪽 귀가 잘 들리지 않았다. 아예 들리지 않는건 아니었다. 마치 높은 산에 오르면 귀가 먹먹한 느낌. 그 느낌이 한쪽만 계속해서 이어진다. 소리가 머리를 울린다. 내가 하는 말소리는 아주 작게 왼쪽으로부터 들려온다. . 소리가 어느 방향에서 나오는지 가늠이 되질 않으니 어지럽기까지했다. 슬슬 짜증이 밀려왔다. 다음날이 되어 병원엘 찾았다. 내시경을 넣더니 대수롭지않게 '고막이 많이 부었네요.' 한다. 무미건조한 말투와 표정없는 얼굴로 그렇게 말하더니 약을 먹으란다. 약국에서 약을 탈땐 약의 성분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가려움증,염증, 소화, ...뭐 그랬던것 같은데 약을.. 2023. 6. 22. 2010. 9. 3. 행복과 불행의 사소한 갭 나는 오늘도 지갑에 있던 돈이 전부 그대로 날아가는 경험을 한 후 한숨을 푸욱 쉬며 상대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 어째 지갑이 돈이 있는 날이 없다니까. 지갑에 돈이 없으면 쓸 일도 없어. 그런데 돈이 들어있으면 꼭 그 돈을 다 쓸 일이 생기는거야. 그래서 지갑에 돈을 넣고 다니지 않으려고 해. 그런데 갑자기 급한 일이 생기면 어쩌나 싶어 체크카드라도 들고 다니자 해서 통장에 돈을 채워두면 그 통장에 있는 금액 만큼 쏙 빠질 일이 생기는거야. 이러니 통장이든 지갑이든 돈이 고여있을 새가 없어요.' 그렇게 말하며 나는 돈을 모을 팔자가 못되는거 아니냐며 투덜거리고 있는데 상대방은 나를 상당히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그래도 써야 하는데 없는 것 보단 낫지 않아?' 라며 말이다. 그러면서 말을 이어.. 2023. 6. 22. 2010. 8. 21. 고양이 밤 11시가 다 되어 창 밖에서 아르릉 거리며 싸우는 고양이 소리가 들렸다. 여름이면 언제나처럼 들리는 동네 길냥들의 싸움이려니. 창 가에 앉아 야웅캬웅 흉내내고 혼자 놀고 있었다. 잠시 뒤 언니가 들어오면서 아유 재수없어를 연발하는 것이다. 그래서 왜그러냐 했더니 집 안 화단 앞에 까만 고양이 한마리가 죽어 있었단 것이었다. 심지어 밟을 뻔도 했다며 정말 고양이는 싫어! 하더니 화장실로 갔다. 아..순간 너무너무 미안했다. 옆에서 피튀기며 생사를 건 싸움을 하고 있었는데 난 그냥 흉내내며 혼자 놀고 있었구나.. 씁쓸한 마음에 슬쩍 밖으로 나가 보니 계단 앞에 까만 고양이가 누워있었다. 하지만 언니 말처럼 죽지는 않았나보다. 아픈 소리를 내고 고개를 들려고 움찔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림자처럼 그런 까만.. 2023. 6. 22.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