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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 이병률 2015.3.28. "우리가 사랑을 하면서 이토록 힘이 드는건, 행복을 바라기보다 맨 앞에다가 자꾸 사랑을 앞세우기 때문입니다." 아껴보고 아껴보던 책의 끝을 드디어 보았다. 정말 기분 안좋거나 답답할 때 깨작대며 보면 곧 기분이 풀렸고, 얼른 덮었다. 마치 기분이 좋아지는 약 같아서 바닥을 보이면 불안함을 느끼듯 아끼고 아껴보았다. 여행 산문집이자, 두서 없는 일기같은 느낌. 책 표지처럼 청량한 민트색의 캔디 코팅 속 하얀 마시멜로가 숨겨져 있다. 뭐니뭐니해도 이병률은 "흰색"이다. 투명하거나 혹은 탁하거나. 어떤 색을 가져다 대어도 하얗게 만드는 이병률에게 홀딱 반하게 만드는 책. 그의 깨질 것같은 감수성과 따뜻한 사진과 열려있는 가슴과 씁쓸한 미소가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책. 사랑을 하나요. 사랑을.. 2023. 6. 7.
관계의 힘 - 레이먼드 조 2015.1.18. 도서정가제가 시행된 이후부터 서점을 안가게 되고 동네 중고서점을 가게되었다. 저번주 주말 친구를 만나러 나갔다가 시간이 조금 남아서 자주 가는 중고서점에 들어갔는데.. 사람이 두 배로 늘어있었다. 뭘 사야되나 별 생각없이 들어가 버린 탓에 빙글빙글 서점 안을 돌고 있는데 다 와간다는 친구의 연락이 왔고 급하게 두 권의 책을 집어들게 되었는데 그 중 한 권이 이 책이었다. 무의식 중에 '관계'란 단어에 꽂혀서 집어든 것 같다. 자기계발서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기에도 그렇고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내용이 잘 와닿지도 않기에 그렇다. 하지만 최근 인간관계가 갑자기 어렵다고 느끼기 시작했었고 대화가 편하고 즐거운 사람과만 만나려고 하고 그 중에서도 상대방이 불편해하는 느낌을 느끼기도 했고 .. 2023. 6. 7.
반쪼가리 자작- 이탈로 칼비노 2015.1.4. "아, 파멜라. 이건 반쪽짜리 인간의 선이야. 세상 모든 사람들과 사물을 이해하기란 어려운 일이야. 사람이든 사물이든 각각 그들 나름대로 불완전하기 때문이지." 이탈로 칼비노의 어른을 위한 동화. 메다르도 자작은 전쟁중 자신의 몸 반쪽을 잃게 된다. 고향으로 돌아온 반쪽은 절대악. 이후에 다른 반쪽이 돌아왔지만 그것은 절대선이었다. 절대선이 가장 위대한 세상의 진리인 듯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도 않고 절대악이 세상의 완벽한 쓰레기일 수만도 없는 이야기이다. 그 무엇도 사실 현실적이지는 않다. 절대선이니 절대악이니. 하지만 그렇게 선을 긋고 좋은것과 나쁜것을 구별하는건 우리 각자가 살아온 방식과 문화란 기준에 따라 '현실적'으로 행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것을 문둥이 마을과 위그노들을 통.. 2023. 6. 7.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2014.11.23. 나와 함께 가지 않을래요. 난 딸기밭에 가는 중이에요. 실감나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머뭇거릴 일도 없죠. 딸기밭이여, 영원하리. 이 책을 읽기까지 참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각설하고. 연애소설이라는 한 단어로 설명하기 어려운 책이다. 요한 때문이었다. 요한의 말엔 세상에 대한 가시, 인간에 대한 불신, 그럼에도 인간을 사랑하고 싶어하는 본능, 위트와 염증이 뒤섞여있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가슴이 아프기도, 찔리기도 하면서 나는 책을 덮을 즈음부터 계속해서 눈물을 꾸욱 참고있다가 결국 지하철에서 뻥 터뜨려버렸다. 젠장. 또 한가지. 왜 하필 추녀였을까. 남자는 능력, 여자는 미모 따위를 이야기 하려 한다기보다 껍데기의 추함은 상대적이며 껍데기에 갇혀있을 당신또한 사랑받을 자격이 .. 2023. 6. 7.
미지의 섬 - 주제 사라마구 2014.9.9. 모른다는 것, 알지 못한다는 것 이 무한한 가치에 어찌 매혹당하지 않을 것인가! 주제 사라마구의 철학을 담은 동화다. 동화라기보단 무거운 그림책이라고 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모르는 것'은 '없는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알지 못하는 것, 즉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미지의 섬을 찾기 위한 시작과 그 순간의 꿈을 꾸는 순간, 모두가 스스로 새로운 섬이 될 것이다. -섬을 보기 위해선 섬을 떠나야 해요. 우리 자신을 떠나지 않고선 우리를 볼 수 없죠. -당신 말뜻은 우리가 스스로를 떠나지 못한다는 건가요? 그런 뜻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스스로를 떠나야하는 이유자체도 생각해내지 못한다. 하지만 모르는 것을 자각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우리는 우리 자신을 볼 수 있을 것.. 2023. 6. 7.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 신경숙 내.가.그.쪽.으.로.갈.게. 몇 번씩 책 표지를 보게 만든 책이었다. 누가 디자인을 했는지 다른건 몰라도 색감선택은 참 탁월했다고 생각된다. 낡고 메마른 느낌. 바스라질 것 같은 느낌. 분명 책에서는 겨울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추위보다는 건조한 느낌이 들게하는 책. 그렇지만 내용은 뭔가가 부족했다. 보통 소설을 읽으면 주인공들의 이미지가 선명해지는데 이 책은 그렇지 못했다. 이럴까 싶으면서 읽다보면 아닌것도 같고 저럴까 싶으면 또 아닌것 같고. 그래서 뭐랄까. 현실감은 없었다. 미루정도나 될까. 그나마 외관적인 설명이 반복된건 그녀 뿐이니까. 그것도 그저 순간순간의 모습일 뿐 그녀의 성격도 잘 모르겠다. 정윤의 감정상태도 잘 모르겠다. 분명히 명서를 좋아하는 설정인데 명서를 좋아하는걸 못느꼈다. 명서도 .. 2023. 6.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