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그.쪽.으.로.갈.게.
몇 번씩 책 표지를 보게 만든 책이었다.
누가 디자인을 했는지 다른건 몰라도 색감선택은 참 탁월했다고 생각된다.
낡고 메마른 느낌. 바스라질 것 같은 느낌.
분명 책에서는 겨울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추위보다는 건조한 느낌이 들게하는 책.
그렇지만 내용은 뭔가가 부족했다.
보통 소설을 읽으면 주인공들의 이미지가 선명해지는데
이 책은 그렇지 못했다.
이럴까 싶으면서 읽다보면 아닌것도 같고 저럴까 싶으면
또 아닌것 같고. 그래서 뭐랄까. 현실감은 없었다.
미루정도나 될까. 그나마 외관적인 설명이 반복된건 그녀 뿐이니까.
그것도 그저 순간순간의 모습일 뿐 그녀의 성격도 잘 모르겠다.
정윤의 감정상태도 잘 모르겠다. 분명히 명서를 좋아하는 설정인데
명서를 좋아하는걸 못느꼈다.
명서도 마찬가지다.
윤교수도 마찬가지다.
단이도 그렇다.
사실 시대상황도 그랬다.
나중에 미래이야기를 할 때에야 비로소 분명히 알았다.
그리고나서 앞서 본 내용을 다시 시대에 맞추어
되짚어보아야 했다.
에밀리는 분명히 알겠다!
뭔가 숨겨진 것이 있을거야.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작가가 하고싶은 말.
.....뭔가를 기대하며 에필로그를 봤지만. 그게 다임.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들은 분명 표현이 다 되어있다.
그렇지만 가슴에 남지 않는걸 보면 뭔가 억지로 내 가슴에
쑤셔넣을 목적이란게 눈에 보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니, 좀 과했나.
여튼 나는 이렇게 강요받는 느낌은 싫어요.
하지만 윤교수의 마지막 메시지를 보면서는
눈물을 찔끔거리기도 했다.
뭐....신경숙의 청춘은 그러하였나보다.
좀 더 현실적이거나 좀 더 분명했더라면
'청춘'이라고 부를 수 없으려나.
책을 덮으면서 내가 그쪽으로 갈게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크리스토프가 얹고가는 무게와 바닥에서 끌어당기는 무게
그리고 크리스토프 스스로의 무게를 느끼다가
곧 잊어버렸다.
그리고 핸드폰을 흘끗이곤 곧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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