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나를 밝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핀 쪽으로 끌고 가기를 바랍니다.“
계엄의 밤 때문에 읽게 된 한강의 소설.
우리나라 현대사의 가장 가슴 아픈 인권유린의 사건을
16살의 남자아이의 시선으로 순수하게 그리고 잔인하게 그려냈다.
그때의 참상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기 위함이었으리라.
성인이 되지 않은 소년, 소녀들이 시체를 수습하고
쏴보지도 않은 총을 쥐고 숨을 죽이던 시절.
항복이라곤 통하지 않았던 극악무도한 시절.
현실이 너무 잔혹해서 오히려 소설로 다 표현이 되지 않았을 이야기들.
소년이 온다는 그런 내용을 담고 있는 소설이다.
나는, 으로 시작하는 1인칭 시점 또는 그는, 으로 시작하는 3인칭 시점이 아니다.
"너는"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나에게 직접 그 현장에 있도록 강제했다.
그리고 "나는" 이 소설 속의 이야기들을 직접 겪을 뻔 했다.
소년, 소녀가 아닌 지금의 나이가 되어서도
등골이 오싹하고 모골이 송연한 이 이야기가
소설이 아니라 현실이었다는 걸, 그리고 현실이 될 뻔 했다는 걸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단순히 그 사실 뿐만 아니라
한강이 책에서 설명하는 그 잔혹함에 대해서도
우리 모두가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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