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을 자다가 햇빛이 눈에 들어오자 "햇빛이가 눈을 깨물었어"
한쪽으로 한참 누워자다 팔이 저렸는지 "나 지금 팔이 반짝거려"
유치원에서 엄청 시원한 물을 마신 아이가 "선생님, 마음이 너무 차가워요"
차 창밖에서 손을 내밀어 비비고 있는 아이에게 뭐 하냐고 묻자 " 바람에 손 씻고 있어"
파도치는 걸 보더니 "바다가 날 보러왔나봐요!"
따뜻한 아빠 손을 잡자 "아빠 손에 햇님이 떠 있어요"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는 걸 보고 "바람이 보인다!"
사이다를 먹다가 "입에서 물이 반짝반짝 거려요"
식혜를 먹으라고 줬더니 "밥이 젖었네~ 많이 젖었네~"
침대에 온수매트를 켜놓고 누우니 "이불 속에 봄이 왔어"
벛꽃을 보고 "나무에 거품이 피었어요~"
단풍이 드는 나무를 보고 "나무에 무지개 생겼다"
무해하다..
누구나 다들 동심이란게 있었을텐데
어제와 오늘의 나는 늘 같은 사람이었던 것 같은데
그때의 나와 어느새 이렇게 멀어졌구나.
하루하루가 나를 이렇게 멀어지게 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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