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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말

by ㅇ심해어ㅇ 2024. 10. 22.

낮잠을 자다가 햇빛이 눈에 들어오자 "햇빛이가  눈을 깨물었어"

한쪽으로 한참 누워자다 팔이 저렸는지 "나 지금 팔이 반짝거려"

유치원에서 엄청 시원한 물을 마신 아이가 "선생님, 마음이 너무 차가워요"

차 창밖에서 손을 내밀어 비비고 있는 아이에게 뭐 하냐고 묻자 " 바람에 손 씻고 있어"

파도치는 걸 보더니 "바다가 날 보러왔나봐요!"

따뜻한 아빠 손을 잡자 "아빠 손에 햇님이 떠 있어요"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는 걸 보고 "바람이 보인다!"

사이다를 먹다가 "입에서 물이 반짝반짝 거려요"

식혜를 먹으라고 줬더니 "밥이 젖었네~ 많이 젖었네~"

침대에 온수매트를 켜놓고 누우니 "이불 속에 봄이 왔어"

벛꽃을 보고 "나무에 거품이 피었어요~"

단풍이 드는 나무를 보고 "나무에 무지개 생겼다"

 

 

무해하다..

 

누구나 다들 동심이란게 있었을텐데

어제와 오늘의 나는 늘 같은 사람이었던 것 같은데

 

그때의 나와 어느새 이렇게 멀어졌구나.

하루하루가 나를 이렇게 멀어지게 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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