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지갑에 있던 돈이 전부 그대로 날아가는 경험을 한 후
한숨을 푸욱 쉬며 상대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 어째 지갑이 돈이 있는 날이 없다니까.
지갑에 돈이 없으면 쓸 일도 없어. 그런데 돈이 들어있으면
꼭 그 돈을 다 쓸 일이 생기는거야. 그래서 지갑에 돈을 넣고 다니지 않으려고 해.
그런데 갑자기 급한 일이 생기면 어쩌나 싶어 체크카드라도 들고 다니자 해서
통장에 돈을 채워두면 그 통장에 있는 금액 만큼 쏙 빠질 일이 생기는거야.
이러니 통장이든 지갑이든 돈이 고여있을 새가 없어요.'
그렇게 말하며 나는 돈을 모을 팔자가 못되는거 아니냐며 투덜거리고 있는데
상대방은 나를 상당히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그래도 써야 하는데 없는 것 보단 낫지 않아?'
라며 말이다.
그러면서 말을 이어갔다.
'나는 항상 돈이 필요하면 어디선가 돈이 꼭 생겨서
필요한 곳에 쓸때마다 궁한 적이 없었어. 그래서 나는 돈 생길 구멍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게 신기하고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살았어.
생각해보니 너는 나와 같은 경험을 하면서도 정반대로 생각하는것 같아.
너는 있는 돈이 늘상 없어진다 투덜대지만 나는 필요할 때마다 생기는걸 감사하지.
그게 바로 관점의 차이 아니겠어?'
나는 그만 입을 꾸욱 다물고 그냥 커피잔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었다.
넘쳐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꼭 필요한 때에 돈이 없었던 적은 없었다.
심지어 지갑에 100원 한장이 남아도 필요한 액수엔 항상 도달했었다.
막상 상당히 급전이 필요했던 예전 어느 날을 떠올려보며 그때 내가 그 돈이 없었더라면
이란 생각에 미치자 '어, 그러고보니 그렇네' 하며 수긍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혹은 늘상 스스로가 불행하다거나 운이 없다거나 하는 생각이 들 때
매사를 부정적으로 판단해 버리고 마는 경향이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런 생각이 스스로를 지배해 버리기 시작하면
매사 나는 늘상 꼬이기만 하는 인간이라고 생각해버리고 마는 것이다.
밝고 긍정적인 사람들은 주변에 항상 밝고 긍정적인 일들만 일어나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다.
아무리 부정적인 상황이 닥쳐도 그들은 그 일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힘이 있는 것이다.
그 힘이 결코 물리적이거나 어려운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오해를 하며 그들을 본다.
저들은 힘든 일에 닥쳐보지 않아 저런 거라고.
아직 저들은 세상이 얼마나 녹록찮은지 모르기 때문에 저런 거라고.
하지만 그들은 같은 세상을 살아가고 비슷한 경험을 하고 산다.
비슷하지 않은 경험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같은 경험을 하는 것에 있어서도 이렇듯 정 반대의 판단을 하고 사는 사람들에게
비슷하지 않은 경험이 그렇게 큰 의미가 있을까 싶다.
사소한 일부터 '나는야 럭키가이~' 하면서 대부분 운이 좋은 경험을 하는
노홍철처럼 긍정적으로 스스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음 좋겠다.
나또한 오늘 그 이야기를 듣고 '정말 나는 날 너무 학대하며 살았구나' 란 생각에
스스로가 너무 애처롭기까지 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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