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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공간들, 되살아나는 꿈들 - 윤대녕

ㅇ심해어ㅇ 2023. 6. 7. 00:17

2015.12.20. 

몇 번의 이사를 했고 그러면서 내가 살던 공간이 사라지고
살아왔던 일들이 허공에 공중분해되는 기분이 들 때가 있었다.
마치 꿈을 꿨던 듯 하지만 사실 나는 그곳에서 살아왔었다는
증언을 들으려고 애쓰듯 나는 그 공간을 가끔 찾곤한다.

윤대녕의 에세이는 살아온 과정에서 살던 공간을 주제로
그곳에서 있었던 일들을 덤덤하게 서술한다.
비단 살던 곳이 아니더라도 내가 익숙했던 장소를 기억하고
그곳에서의 나를 서술하면서

나를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듯도 보인다.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는 과거의 나와 다른 사람은 아니지만
내가 지금 거울을 보고 있는 그 사람만이
나라는 생각이 들곤 할 때.

그 이전의 내가 마치 편집된 필름의 저 끝편에
웃거나 울고있던 그 사람인가 싶은 의심이 들 때.

그럴때 집어든 책이다.

어떤 공간은 이미 세월속에 사라졌고
그런 공간을 보고 있자면  그 당시의 나또한 사라진 기분이 들어
서글퍼지기도 한다.
멍하니 그 곳에 멈추어 그 당시의 나를 회상하다가
결국 다시 현실로 돌아오고 마는 일들이 잦아지는 요즘.

그리고 또 한해를 마무리해 가는 이 시점에서
한번 읽기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