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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 이병률

ㅇ심해어ㅇ 2023. 6. 7. 00:16
2015.3.28.  

"우리가 사랑을 하면서 이토록 힘이 드는건,
행복을 바라기보다 맨 앞에다가 자꾸
사랑을 앞세우기 때문입니다."


아껴보고 아껴보던 책의 끝을 드디어 보았다.
정말 기분 안좋거나 답답할 때 깨작대며 보면
곧 기분이 풀렸고, 얼른 덮었다.
마치 기분이 좋아지는 약 같아서
바닥을 보이면 불안함을 느끼듯 아끼고 아껴보았다.


여행 산문집이자, 두서 없는 일기같은 느낌.
책 표지처럼 청량한 민트색의 캔디 코팅 속
하얀 마시멜로가 숨겨져 있다.
뭐니뭐니해도 이병률은 "흰색"이다.

투명하거나 혹은 탁하거나.
어떤 색을 가져다 대어도 하얗게 만드는
이병률에게 홀딱 반하게 만드는 책.

그의 깨질 것같은 감수성과 따뜻한 사진과
열려있는 가슴과 씁쓸한 미소가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책.

사랑을 하나요.
사랑을 했나요.
떠나 보았나요.
그곳에서 찾았나요.

나와 그 이외의 경외를.
나와 그 이외의 사랑을.

여행을 가고싶다고 생각하게 만들지만
순간 여행을 하고 왔다는 느낌도 들게한다.

그래서 책표지가 어울리기도 하다.
상쾌하고 따뜻하고 독립적이고
꽤 사랑스러운 색이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나는 그 안의 하얀 이병률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