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기로 결심한 건 꽤나 오래 전이다.
결과를 예상하고 또 예상하고
비교적 마음의 준비를 오래 했더라도
헤어지는건 헤어지는 것이었다.
헤어지고나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불규칙.
자기 전, 퇴근할 때 규칙적으로 했던 전화나
문자 같은 것들.
습관적으로 그 시간이 되면 핸드폰을 보게된다.
그러면서 한번 더 그가 떠오르게 되면서
그와 있었던 일들이 꼬리를 물게 된다.
그리고 지나간 일들이란 것에 대한 의미를
의심하곤 한다.
그리고 시나리오.
그랬더라면 혹은 그렇지 않았더라면 하는
참 부질없는 생각들이 떠오른다.
역시나 그런 상상들의 무의미를 곱씹으며
한숨을 푹푹 내쉬게 된다.
이런 감정들은 어떤 말로 설명해야 할까.
허전함. 허무함. 그리움. 후회. 이별의 아픔.
그 어떤 것으로도 설명불가.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
그와 관련된 것들도 빠르게 사라질테다.
쓰레기가 처음부터 쓰레기였던건 아니다.
쓸모없어지는 순간부터 버려지게 되면
결과적으로 쓰레기가 되는 것이다.
지금 내 감정들이 몹시 불필요하다고 해서
바로 당장 쓰레기가 되는것도 결코 아닐거다.
하지만 일단은 쓰레기통에 넣어두어야겠다.
그러다보면 쓰레기가 되어있겠지.
언제 어떻게 버린 쓰레기인 줄도 모르게
기억에서 지워질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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