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질없는짓임을 알면서도 소화가 되지않자
손가락을 밀어넣어보려고 했다.
시간이 지나면, 잊고 지내면 천천히 내려갈 것들이지만
꺼내지도, 그렇다고 바로 소화시키지도 못할 것들이
순간순간 답답해서 손가락을 밀어넣어보았다.
어떤것도 손가락 끝에 걸리지 않았다.
어찌보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뭔가가 걸리길 기대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그런 행위조차 하지 않으면
답답해서 견딜수 없어지므로
의미없고 부질없는 행위를 반복하는 것이다.
차분하게.
시계를 바라보지 않고 일분 일초
시간이 가면 저절로 사라져 배설될 것들임에도
굳이 들쑤셔서 상처를 만드는건 오히려 내 손이었다.
그래서 잘라내고 싶었다. 그렇게라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건 물리적 아픔때문이 아니다.
손이 아니라해도
나는 무언가로 들쑤시고 있을것을 알기 때문이다.
커다란 감정이 목구멍까지 밀려 올라온다.
이걸 어떻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마른침을 삼켜보지만
그 감정은 뱃속에서 내 피와 양분을 먹고 자라
작은 뇌로는 제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커져서는
이제 어쩔수 없어졌다.
부질없는 짓임을 알면서도 손가락을 밀어넣어 보려는 것이다.
내려가긴커녕, 밀고 올라오고 있음을 다 알면서도
반대인 행동을 하는 조차도 부질없고
가만히 있으면 사그라질 것을 알면서도 그러지 못하는
내 인내심도 부질없다.
삶이란, 감정이란, 아픔이란
부질없음을 알면서도
살아가고, 겪어가고, 인내하는 것이라길래.
그저 남들처럼. 부질없어도 어쩔수 없어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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