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개미지옥

2012. 7. 12. 추억

by ㅇ심해어ㅇ 2023. 6. 22.
친구와 시덥잖게 하는 농담에 툭하면
도마위 생선이 되어 난도질 당하는 그는

생각해보면 언젠가 내가 사랑해서 만났던 사람.

울고불고 좋은꼴 하나 없다며 헤어지고
질질짜고 했던 상대방.

그런데 시간은 헤어짐의 고통을 빼앗아갔고
그는 우스꽝스럽게 남아버렸다.

고통말고, 황당한것 말고 그가 남긴건
아무것도 없었을까.
괜히 미안해진다.

나도 누군가에게 웃음거리로 남겨질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만남 자체가 우스웠던건 아니잖은가.

조금 위안이 되는건
이제와서 그것들을 추억이랍시고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끄럽고 어색했던 이야기들은
과자부스러기 입에 넣듯 자연스럽고 가볍게.
아프고 슬펐던 이야기들은
왠지 바보스럽게.

웃긴 이야기처럼 가볍게 치부되는 것이
그저 진지하지 못하다 탓하지 않고
아픔을 가져가준 시간에 감사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생각으로 죄책감을 조금 덜면

조금 더 긍정적이 되는 것이다.

 

 

'개미지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아했던 사람  (0) 2023.08.14
2009. 8. 9.  (0) 2023.06.22
2008.11.16. 사과  (0) 2023.06.22
深淵  (0) 2023.06.22
2008.7.29. 희망고문  (0) 2023.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