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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전집- 기형도

by ㅇ심해어ㅇ 2023. 6. 22.

기형도의 전집을 구입했던 건 아마 2013년 쯤으로 기억한다.

당시 어떤 이유에서인지 새로 출간한다고 해서 구입한 뒤에 정말정말 아껴봤던 책이다.

 

나는 기형도의 "질투는 나의힘"이라는 시를 참 좋아한다.

솔직한 작가의 심정이 유독 훅 느껴진달까.

기형도의 시는 대부분 그러하다.

현실의 불안과 고통, 그리고 자기성찰이 여실히 드러나는 그의 글 들 하나하나는

위태로운 삶의 동반자와 같은 느낌을 준다.

 

<질투는 나의 힘>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떄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출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 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 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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