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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반대

by ㅇ심해어ㅇ 2023. 6. 7.

얼마전 티비 채널을 돌리다가
EBS에서 밍크며 라쿤의 학살 장면이 나왔었다.
모피를 얻기위해 철창 안에서 사육되는 밍크며 라쿤들은
모질이 좋은 가죽을 얻기 위해 산 채로 껍질이 벗겨지고
울부짖는 동료들이 수십 수백마리가 죽어가는 장면을 보면서
그때마다 자신의 몸을 이빨로 뜯어내고 있었다.


입으려고 죽이나 먹으려고 죽이나 무슨 차이냐고 할 지도 모르겠다.
모피의 필요성 문제는 육식을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와는 조금 다르다.
귀엽고 예쁜 짐승은 죽이면 안되고 그렇지 않으면 죽이고 먹어도 되냐는 것도 아니다.

사실 모든게 다
'불필요한' 살생의 문제다.

진짜 사는데 있어서 모피가 없으면 죽느냐.
사는데 있어서 지금만큼 많은 육류를 먹지 않으면 죽느냐.
어쩌면 자본주의라는 사회구조의 문제이지 않을까.
많이 죽여서 많이 팔면 많이 잘 살게 되는 구조와
'고급'과 '희귀'라는 가치가 지배하는 사회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사람이 만든 사회고 사람이 만든 가치구조이다.
나도 그런 가치에 영향을 받고 살아왔고
뭔가 옷의 장식에 달린 퍼가 인조이면 싸구려느낌을 받고
밍크를 두른 타인의 당당한 모습을 보면서 부러움을 느끼는
그런 인간이긴 하다.

이런 인간이 모순과도 같이 모피를 위한 학살을 반대한다고 하니
비웃음도 살 것이고 반감도 살지도 모른다.
일주일에 한두번씩 고기를 먹으면서 불필요한 살생을 금하자고 하니
입에 기름이나 닦고 이야기를 하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과시가 아닌, 필요에 의한 것이라면 어쩔수 없지만
그 이상은 반대해야 하는게 그나마 
인간으로서 자연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불필요함.
필요함을 제외한 나머지는 사치라는걸 우리모두 잘 알고 있지만.
한편으로 사치를 질투하는 인간이지만
그래도. 그래도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더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대전제가
우리가 만든 가치구조보다 우선한다는 것.
우리 스스스로가 선을 긋고 자제하는게 어떨까
한번만 더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반대할 것이다.
되도록 말이다. 되도록이면 최선을 다해서 말이다.
한겨울이다. 어떤 쇼핑센터를 가도 백화점을 가도 심지어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모자 장식으로 라쿤털이 달려 있음을 광고하고
고급을 강조하려고 밍크털이 쥐톨만큼이라도 있음을 알린다.

고작 모자장식 따위를 위해 라쿤을 산 채로 껍질 벗기고
고급이란 이미지 따위 때문에 밍크를 죽여 주렁주렁 매달아 꿰맨다.
세상에서 가장 불필요한 학살이 아니고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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