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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여관 - 이병률

by ㅇ심해어ㅇ 2023. 6. 7.

2014.6.1. 


삶과 죄를 비벼먹을 것이다.
세월이 나의 뺨을 후려치더라도
나는 건달이며 전속 시인으로 있을 것이다. 
                              

서점에서 시간을 때우다가  시인의 말을 보고 집어 들었다.
혼자여서, 외로워서, 그리워서
불 같은 감정과 차가워야 버티는 눈 같은 감정이
서로 엉키고 뒤섞이는 느낌이 드는 시집이다.

모든 애인은 눈사람이에요.
불같은 내 사랑이 닿으면 녹아 사라지는,
그렇지만 그런 감정을 차갑게 속이기는 힘들어요.
결국은 녹고 나서 차가워지려는 건 앞뒤가 맞지 않지만
그래서 슬픈거겠죠. 어쩔수가 없어서.



그래서 이 시집은 하얀색의 촉촉한 초코칩같다.
책을 덮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하얀색의 촉촉한 초코칩이었다.

목구멍이 쓰려온다.
읽는 동안  혀가 달달했는데
씁쓸함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