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6.1.
삶과 죄를 비벼먹을 것이다.
세월이 나의 뺨을 후려치더라도
나는 건달이며 전속 시인으로 있을 것이다.
서점에서 시간을 때우다가 시인의 말을 보고 집어 들었다.
혼자여서, 외로워서, 그리워서
불 같은 감정과 차가워야 버티는 눈 같은 감정이
서로 엉키고 뒤섞이는 느낌이 드는 시집이다.
모든 애인은 눈사람이에요.
불같은 내 사랑이 닿으면 녹아 사라지는,
그렇지만 그런 감정을 차갑게 속이기는 힘들어요.
결국은 녹고 나서 차가워지려는 건 앞뒤가 맞지 않지만
그래서 슬픈거겠죠. 어쩔수가 없어서.
그래서 이 시집은 하얀색의 촉촉한 초코칩같다.
책을 덮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하얀색의 촉촉한 초코칩이었다.
목구멍이 쓰려온다.
읽는 동안 혀가 달달했는데
씁쓸함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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