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이 시간에 무슨일이지 싶어하며 전화를 받았는데
울먹울먹 하더니 어머니가 루게릭 진단을 받았다는 연락이었다.
고향 내려가는 길에 나에게 전화해 길바닥에서 그렇게 펑펑 운거다.
3주전에는 괜찮다는 진단이었는데 이번엔 강력히 의심된다고 했단다.
아닐거라고 다독였는데..의사가 거의 확진처럼 이야기해서 그런지
내 친구는 자기 탓을 하면서 눈물을 멈출줄 몰랐다.
"울엄마 아직 70도 안되었는데..아니 무슨 루게릭이야. "
우리 엄마도 60초반에 치매가 왔다.
내 다른 친구의 어머니도 50대 후반에 위암이 와서 위의 80%를 절제하셨다.
얼마 전부터 울 엄마는 한쪽 눈이 안좋으셨다.
결막염이었는데 치매환자는 가려우니 계속 눈을 비볐고 낫질 않았다.
어제 아빠랑 통화할 때 얘기로는 백내장도 왔는데 수술도 못한단다.
그냥 한쪽 눈을 포기해야 한단다.
엄마가 처음 치매진단을 받았을 때는 뭐랄까..올게 왔구나 라는 느낌이었다.
뭔가를 잃어버리기도 하고, 조울이 번갈아 일어나기도 했고
집은 만신창이고 아빠는 너무 힘들다고 하고..
치매가 아닌가 라는 의심이 사실이 되는 순간, 슬픔보다는 그렇구나 라는 생각이 더 컸다.
그러면서 하필이면 이라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다.
엄마가 아픈게 다 자기 잘못같다는 친구를 다독이면서
나는 엄마가 아픈게 나랑은 아무 상관없다고 생각했기에
난 참 못된년인가 싶기도 했다.
이럴 때보면 되게 T다.
친구는 울먹이며 자기 정신력이 이것밖에 안되는게 화가 난다고도 했다.
휴,, 좋게 본다면 내 정신력이 좋은것일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다들 부모님께서 어딘가가 아프시다.
속상하다. 속상한 것은 속상한 것이다.
내가 나이 드는거야 당연하고 자연스러운건데
언제까지 있어주실것 같은 부모님들이 아프신건
왜이렇게 고통스러운지 모르겠다.
걱정을 한다고 노화를 늦출수도 없는 노릇이고..
인생 참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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