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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

by ㅇ심해어ㅇ 2023. 6. 7.
 

지인이 시사회표가 생겼다고 해서 어제 하루 일찍 1987을 봤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엔딩 크레딧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시사회라고 하니 무대인사를 생각하고 엔딩 크레딧을 끝까지 봤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나는 영화의 여운 때문에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힘이 들었다.
 
격변의 70~80년대를 그려왔던 기존의 한국영화를 보고 나면
가슴속 저 한 귀퉁이가 늘 찜찜했었다.
딱히 속을 시원하게 해 주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언제나 판단은 관객들의 몫으로 남겨 두었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 찜찜함이 없었다.
국뽕이라도 한껏 맞고나온 느낌도 들었다.
그들이 시대의 고통을 온 몸으로 맞아주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다는 생각,
그리고 그들 모두가 있었기 때문에 세상은 이만큼 변할수 있었다는 생각으로
가슴마저 벅차 올라왔더랬다.
 
어릴적 미세하게 맡았던 최루탄의 매케한 기억이 떠올랐다.
식당에서 어른들이 데모하는 것들은 다 잡아 삼청교육대로 보내야 한다고
떠들어대던 목소리도 떠올랐다.
 
30년이다.
불과 30년 전의 일 들이다.
 
 
그들의 용기에 늦게나마 박수를 보낼 수 있어 다행이다.
그들의 희생에 지금이라도 함께 눈물을 흘릴 수 있어 다행이다.